항목 ID | GC03400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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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Song of Weeding a Field |
이칭/별칭 | 「밭매는 노래」,「멧골같이 지신골을」,「밭매기 노래」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집필자 | 정미란 |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부녀자들이 밭에서 김을 매며 부르는 노동요.
[개설]
「밭매는 소리」는 부녀자들이 콩·팥·조 등을 심어 놓은 밭에서 밭매기를 하면서 부르는 농업 노동요이다. 밭매기는 주로 여성들이 담당했던 일이다. 「밭매는 소리」는 창자(唱者)에 따라 구분하면 여성들이 부르는 부요(婦謠)이면서 기능상 농업 노동요라고 할 수 있다.
[채록/수집 상황]
2007년 하동문화원에서 발간한 『하동의 민요』에는 향토사연구위원들이 각 읍·면지에서 채집한 「밭매는 노래」, 「멧골같이 지신골을」, 「밭매기 노래」 등 세 편이 수록되어 있다.
[구성 및 형식]
「밭매는 소리」는 주로 여성 혼자 독창을 한다. 밭매기는 노동의 성격상 혼자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집단적으로 밭매기를 하는 지역에서는 선후창이나 교환창이 이루어지겠지만, 하동 지역에서는 주로 여성 홀로 밭을 매기 때문에 「밭매는 노래」는 독창을 한다. 독창이기 때문에 특별한 형식 없이 부른다.
[내용]
1. 「밭매는 노래」
불같은 더운 날에 곡식속의 지심밭을/ 한골매고 두골매고 삼십골을 매고나니/ 점심때가 지루하네 아래남강 목욕하고/ 집이라고 찾아가니 시어머니 하는 말씀/ 그것도 일이라고 점심참을 찾아오나/ 밥이라고 주는 것이 엊저녁에 먹던 개떡/ 사발분에 발라주네 장이라고 주는 거는/ 접시눈에 발라주고 뱁새눈을 흘기구나/ 독사같은 시어머니 곰과같은 서방이니/ 굶주리고 헐벗으니 시집살이 못하겠네/ 아홉폭의 주름치마 한폭따서 고깔짓고/ 두폭따서 바랑짓고 그나머지 남는 것은/ 중의장삼 지어입고 절간으로 나는구나.
2. 「멧골같이 지신골을」
사례질고 장찬밭에/ 멧골같이 지신 골을/ 요내 골도 못 매는데/ 벗의 골만 맞으라네/ 이골매고 저골매고/ 삼시골을 매고 보니/ 넘어가네 넘어가네/ 일락서산에 넘어가네/ 친구친구 어서오소/ 이골저골 다매는데/ 외골 잡고 못오는가.
3. 「밭매기 노래」
불살같이 더운날에 뫼같이 짙은 밭에/ 이골저골 매어갈 때 신세타령이 절로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밭매는 일은 주로 잡초가 빨리 자라는 여름에 이루어진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쪼그리고 앉아 혼자 밭을 매게 되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신세타령이 사설로 나올 수밖에 없다.
[현황]
예전에 비하면 밭매기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밭농사를 짓고 있는 하동 지역에선 여전히 밭 매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밭을 매면서 민요를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밭매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이들의 연령이 너무 높아 노동의 현장에서 「밭매기 노래」를 듣는 것은 어렵다.
[의의와 평가]
하동의 「밭매기 노래」에는 「시집살이요」처럼 시집살이에 대한 많은 애환이 담겨 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게 하면서 불 같이 더운 날 밭매기를 하라고 내몬 시어머니에 대한 악담과 곰처럼 아무 도움을 주지 않는 남편에 대한 원망이 꾸밈없이 펼쳐진다. 민요는 청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가창자 중심으로 사설을 이어가기 때문에 여성 독창으로 부르는 노래에는 여성의 심리적 상태가 솔직하게 드러나게 된다. 차라리 절간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밭매기 노래」의 마지막 소절에서 시집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바람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