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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801945
한자 奉恩寺記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 531
시대 조선/조선 전기
집필자 정인숙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520년 - 휴정 출생
저자 몰년 시기/일시 1604년 - 휴정 사망
배경 지역 봉은사 -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 531[삼성동 73]지도보기
성격 한문산문
작가 휴정(休靜)[1520~1604]

[정의]

조선 전기 서산대사 휴정봉은사에 대해 쓴 기문.

[개설]

「봉은사기」서산대사 휴정(休靜)[1520~1604]의 문집인 『청허당집(淸虛堂集)』 제3권에 수록되어 있다. 서산대사가 전국 곳곳을 다니다 봉은사에 들러 남긴 기문(記文)이다. 말미에 가정(嘉靖) 삼십 사년 을묘(乙卯)년 여름이라는 기록으로 보아 1555년 (명종 10)에 쓴 글임을 알 수 있다. 봉은사는 현재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해 있다.

[구성]

「봉은사기(奉恩寺記)」봉은사를 들러 느낀 감회를 기(記)로 표현하였다.

[내용]

한 나그네가 있어 바람과 구름으로 기운을 삼고 강과 바다로 도량(度量)을 삼으며 해와 달로 눈을 삼고 봄과 가을로 호흡을 삼아 태고(太古)의 정수리를 디디고 서서 무궁한 경계를 둘러보다가, 이 절에 이르러 그 사실을 적는다.

전각(殿閣)에 오르면 시원한 기운을 맛볼 수 있고 푸른 못에 다다르면 더위를 잊는다. 연꽃을 구경하면 향기가 코에 닿고 매화를 바라보면 달이 창에 든다.

한수(漢水)는 왼쪽에 있어서 동서를 꿰었고 큰 길은 오른쪽에 있어서 장안(長安)으로 통한다. 그러므로 배를 매고 말도 매어서 손들의 시끄러움은 날마다 끝이 없고, 주인의 맞고 보냄도 또한 끝이 없다. 남쪽 별실(別室)에서 겨우 자리를 걷는가 하면 동쪽 별실에서 또 자리를 편다. 음식상을 미처 거두기 전에 찻상이 이미 벌어지나니 아침에 만(萬) 솥의 밥을 짓고 열흘 동안 백 섬의 벼를 찧는다. 그 손들은 공손하기도 하고 검소하기도 하고 취했다 깨기도 하며 성내었다 기뻐하기도 하여, 무릇 그 태도는 형용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 주인의 눈에는 형상에 집착하지 않는 공부가 있고 귀에는 소리에 집착하지 않는 공부가 있다. 그러므로 말씨와 행동에는 어떤 법다운 태도가 반드시 있다.

아아, 부귀란 사람들이 다 같이 좋아하는 것이면서 또한 다 같이 싫어하는 것이요, 빈천이란 사람들이 다 같이 싫어하는 것이면서 또한 다 같이 좋아하는 것이다. 이제 주인이 빈천한 몸으로서 부귀하다는 이름을 얻는 것은 이 봉은(奉恩) 때문이요, 시비(是非)가 없는 몸이면서 좋아하고 미워한다는 이름을 얻는 것도 또한 봉은 때문이다.

옛날 사람의 말에 “문채 있는 표범의 재앙은 가죽에 있다”고 하였는데 지금 이 봉은도 주인의 한 가죽이다. 그러나 부귀니 빈천이니 시비니 호오(好惡)니 하는 따위는 주인의 몸에 있어서는 마치 뜬구름이 허공에 있는 것과 같다. 아아, 주인의 이름을 들은 사람은 한갓 주인의 소리와 형상의 즐거움만 알고, 주인의 소리와 형상을 떠난 즐거움은 알지 못한다. 또 주인의 몸을 본 사람은 한갓 주인의 소리와 형상을 떠난 즐거움만 알고 주인의 소리와 형상의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 그 주인은 누구인가. 조계(曹溪) 벽운대사(碧雲大師) 소요자(逍遙子)이다.

때는 황명(皇明) 가정(嘉靖) 삼십 사년 을묘(乙卯)년의 여름이다.

[특징]

「봉은사기」에는 봉은사를 둘러싼 여러 가지 풍경이 잘 묘사되어 있다. 전각(殿閣)에 올라 느끼는 시원한 기운과 연꽃의 향기, 매화의 그윽한 자태가 어우러진 고즈넉한 봉은사의 모습을 묘사하는가 하면, 끊임없이 절을 찾는 여러 손들의 북적이는 모습을 통해 봉은사가 당대 명소로 사랑받았던 정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의의와 평가]

「봉은사기」는 당시 봉은사가 여러 시인들이 풍류를 즐기러 모였던 도성 근교 명승(名勝)의 하나로 자리 잡은 모습을 잘 보여준다. 봉은사는 동호(東湖)의 독서당(讀書堂)과 지리적으로 가까웠기에 당대 석학들의 발걸음이 더욱 잦았다. 16세기 중반에 이르면 봉은사는 당대 시인묵객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게 되는데, 서산대사도 여기에 들러 글을 남겼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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